안녕하세요. 귤쌤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발레 읽어주는 귤쌤]의 첫번째 이야기입니다.
사실, 오페라 읽어주는 귤쌤과 같이 첫번째 발레 시리즈는
좀 친숙한 작품인 백조의 호수부터 시작할 생각이었습니다만,
어쩌다보니 가장 발레 같지 않은 발레를 첫번째로 소개해드리는 것에
죄송한 말씀을 올립니다. (추후 순서를 바꿀 기회가 있다면 그때 재정리 하는 것으로;)
발레란, 쉽게 말씀드리자면
'무대 위의 공간은 이 세상이 아닌 것'입니다.
더불어, 발레의 모든 기본 동작들의 근원은
'중력으로 부터 벗어남'에 있지요.
그래서, 발레의 많은 동작들이
땅으로부터 점프를 하거나,
발 끝을 세워 최대한 땅과 떨어지려고하죠.
우리가 아는 백조의호수같은게 가장 대표적인 발레인 이유도
이 세상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인데,
프랑스 궁정발레의 경우
신비로운 분위기속에서
안무 하나하나가 특정 감정이랑 매치되어 이론&규칙화되어 있어요.
그래서 발레 안무동작만으로도
이 발레리나(혹은 발레리노)가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지를 알수있죠.
근데, 귀족예술/클래식이라는 것이 다 그런 것 처럼
이런 요소들에 대해 공부를 선행적으로 해야
재미있게 감상하고 받아드릴 수 있다보니,
아무래도 발레는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친숙한 장르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제가 글을 쓰고 있는 것 이겠죠?)
하지만 귤쌤이 제공하는 약간의 설명과 함께 감상한다면
충분히 그 아름다운 손짓과 움직임에
재미와 즐기는 것에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 입니다.
함께 발레의 세계로 떠나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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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발레인
이고르 스트라빈스키(Igor Fyodorovich Stravinsky 1882-1971)의 봄의 제전은
서양음악사의 원시주의의 큰 획을 그은 작품으로
스트라빈스키가 상상한
러시아의 고대 민속신앙 중 '봄에 드리는 제사'를 형상화한 발레예요.
마티스의 원시주의 대표 작품인 '춤'에서 영감을 받은 걸로도 알려져 있죠.
크게 1막 '낮'과 2막 '밤'으로 구분되는데,
1막, '낮'에서는
안무가들이 쿵쿵쿵쿵 땅을 밟은 춤으로 시작됩니다.
사뭇 발레라고 생각되기엔 낯설은 이 동작은
한국에도 있는 토속의식인 '지신밟기'와도 매우 유사합니다.
1막의 큰 장면들을 살펴보면
1. 땅을 밟아 '땅의 신'을 깨우는 발구르기
2. 여러 남성 여성 민족간의 짝짓기
☞ 여기서의 중요 포인트는 11:38에서 한명의 처녀가 짝이 없이 덩그러니 있는 것이,
이후 전개를 암시하는 핵심 포인트가 됩니다.
3. 마을의 최고령 현자인 장로가 나타나서
땅바닥에 찐한 키스를 한뒤,
☞ 18:38 '봄의 제전'의 하이라이트 클립
'신의 음성'을 들으며 예언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되고
2막 '밤'에서는
이 고대 민족들이 행하는 은밀한 제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수 많은 상징체계 속에서,
마을의 모든 처녀들은 한 밤중에 모여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누군가 쓰러질때까지 약한 여성을 속아내기 위한 춤을 추다가
27:18 이윽고, 몸이 가장 약한 여성.
'봄의 제전'의 주인공인 발레리나가 선정됩니다.
29:58 짐승의 가죽을 머리까지 뒤집어쓴 마을 어르신들과
멧돼지와 같은 짐승의 발구르기를 상징하는 안무들,
그 속에서 벌벌 떨며 의식을 거부하지만 저지당하는 처녀.
그녀가 실신으로 쓰러질때까지 강제적으로 춤을 추게만드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러시아의 조금은 살벌한 고대 민속의식을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
바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입니다.
이보다 더 흥미로운건 이 봄의제전이 초연됐을 때 당시의 상황인데,
1막 중간쯔음가서
관객이 2세력으로 나눠져서
이딴 쓰래기가 발레냐! 하는 반발세력과
참신한걸? 흥미로워! 하는 옹호세력이 서로 나누어져서
초연 도중 일어나서 물건을 던지며 싸웠어요.
결국 발레단은 음악소리를 하나도 못 들으면서 끝까지 외운 안무대로만 춤추다 끝을냈고
스트라빈스키는 중간에 도망갔어요.
스트라빈스키가 남긴 회고록에 따르면,
봄의 제전의 성공에는 작품 자체보다도
이 이슈가 많은 영향을 주었음에 틀림이없다고 기술되어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건·사고가 오늘날까지도 회자되는
서양음악사 원시주의의 한 획이 그어졌습니다.
처음 현대예술을 접하시는 분들은
이 작품의 발레가 괴기스러울 가능성이 높은데,
이래뵈도 당대 최고의 천재 무용수이자, 안무가인 바츨라프 니진스키의 작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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